오방색 표현한 천지창조·시간의 흔적·무제 눈길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민태홍 화백 특별전이 인사아트센타에서 주요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민태홍 화백 특별전이 인사아트센타에서 주요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붓 대신 손과 못으로 그림을 그리는 ‘지두화’의 대가, 춘당 민태홍 화백이 18일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민태홍 화백 특별전’을 열었다.

민 화백은 특별전에서 천지창조·시간의 흔적·무제 등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광대한 예술 세계를 표현했다. 

‘천지창조’는 한국의 전통 색상인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등 오방색으로 태초에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을 해석한 작품이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빛깔에 관람객들은 넋을 잃고 작품에 빨려들게 된다.

‘시간의 흔적’과 ‘무제’는 코로나19로 인해 훌쩍 지나가버린 시간과 그 사이에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인 작품의 결이 그 깊이를 실감케 한다. 민 화백 또한 코로나19에 감염돼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런 고통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바로 ‘시간의 흔적’과 ‘무제’이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홍가이 MIT 박사, 권영걸 전 서울대미대 학장, 정태익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외빈과 관람객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성낙인 전 총장은 축사를 통해 “10년 전에 민태홍 화백의 산수화를 보고 ‘이 분은 그냥 추상화 작가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작품을 보면 그때와 ‘천지개벽’으로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권영걸 전 학장도 축사에 나서 “광대한 우주를 오방색으로 캔버스에 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민 화백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러시아·이탈리아·이집트 등지에서 대사를 지낸 정태익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예술가도 조국이 있어야 예술을 한다”면서 민 화백이 한국 예술의 혼을 널리 펼쳐줄 것을 주문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민태홍 화백의 작품전시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민 화백께서는 중한(한중) 우호를 중시하며 양국 간 미술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힘써 오셨다”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민태홍 화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민태홍 화백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은 민태홍 화백의 인터뷰 전문이다.]

- 10년 전에 한 인터뷰에서 “K팝 못지않은 `K-아트' 중심에 서겠다”라고 말했다. 10년 후 지금, K-아트의 중심이 된 소감은.(이하 시사한국)
“옛날에는 희망사항이었는데 지금은 K-아트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국 미술이 국제무대에서 저평가되어 있으니 한국적 작품을 만들어서 세계 무대에 서겠다. 저도 코로나19에 걸려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시간의 흔적’이라는 새로운 작품을 몇 년간 만들었고, 그 신작을 오늘 발표하는 것이다. 그 작품을 미국·스페인 등 세계에 선보이니 반응이 좋다.”

- 오늘 특별전에 선보인 작품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은.
“모든 작품은 자식과 같지만, 코로나 시대에 그린 시리즈가 ‘시간의 흔적’과 ‘무제’라서 상당히 애착이 간다. 생명의 기운을 주고 관람객들이 힐링하도록 집중하여 만들었다. ‘시간의 흔적’에 한지, 돌가루, 옻칠 등 재료를 많이 써서 공을 들였다. 한국적 재료를 쓰니 서양의 현대 화가들이 높이 평가하더라.”

- ‘지두화’는 붓 대신 손과 못으로 그리는 독특한 화법이다. 지두화를 하게 된 배경은?
“제가 동양화 20년, 서양화 20년, 추상화 15년 했다. 전공은 동양화이지만, 세계적 무대를 위해 추상화를 공부했다. 저만의 것을 연구해 오방색을 쓰고 지두화로 작업했더니 2012년에 대상(제32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비구상 대상)을 받았다. 그것을 계기로 새롭고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됐다.”

-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데 K-아트의 선두주자로서 향후 활동계획은.
“세계 무대에서 각광을 받기 위해 한국적인 것을 꾸준히 실험할 것이다. ‘가슴에는 조국을, 두 눈은 세계로’라는 좌우명 아래 활동한다. 미국 본토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각종 단체에도 작품을 기부했더니 이번 특별전에도 미국 상·하원이 감사장을 보내왔다. 한국적인 것을 알리기 위해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하여 특별전을 열게 되었는데 오는 8~9월에는 스페인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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